여자 85세 환자분입니다. 과거력이 길어 다 설명드리기는 어렵고 백내장 수술을 했는데 시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 병원을 방문했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양안 모두 백내장 수술을 했는데 우안은 0.5시력이 나오지만 좌안은 안전수동(HM).... 그러니까 눈앞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보이는 정도로 사실상 거의 시력이 없었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후낭혼탁에 대한 YAG laser까지 실시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위 사진중 왼쪽 것이 왼쪽 눈의 시신경모양입니다. 보시면 시신경유두비가 거의 0.9이상으로 시신경이 매우 창백하고 위축되어 있습니다. 반면 시력이 좀 나오는 우안의 경우 시신경유두비가 약 0.4정도이며 핑크빛이 감도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신경유두비가 커지는 대표적인 질환은 녹내장인데 녹내장은 보통 양안에서 오게 되므로 이렇게 한쪽에만 심한 시신경위축이 왔다면 다른 질환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서도 녹내장을 의심한다는 말을 없었다고 합니다. 안압은 양안 모두 9mmHg로 정상이었고 우안의 시야검사도 대체로 정상범위로 생각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좌안의 시신경위축이 왜 왔는가를 판단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과거의 어떤 원인에 의해 이미 시신경위축이 진행되었을 것이고 그것이 시력을 떨어뜨렸을 것이며 우연히 나이가 드시면서 백내장이 와서 백내장을 하면 좀 나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술을 하게 된 것인데 사실 진짜 시력저하의 원인은 시신경위축이었던 것이지요 꼭 이런 경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백내장 수술 전에 망막과 시신경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력예후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이면서 동시에 환자 및 보호자분들께 시력 호전이 기대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객곽적인 증거와 설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분의 경우 우안 수술후에 어느정도 시력이 나왔기 때문에 좌안의 경우에는 별다른 설명없이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막상 수술 하고 나서 시력이 나오지 않아 시신경이 좋지 않다는 말을 나중에 들었다고 했는데 그것을 납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수술을 잘 해주고도 안과의사들이 좋은 소리를 못듣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항상 최대한 설명해주는 것이 의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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