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를 하다보면 다른 환자분들도 다 중요하지만 특히 더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첫번째 안경처방을 해주는 진료입니다.
누가 보아도 이것은 안경을 써야 될 상황... 그러니까 비교적 높은 근시, 원시, 난시
기타 사시, 약시, 부등시 등이 있다면야 그나마 부담감이 덜 하겠지만...
애매한 경우... 쓸까 말까를 고민하는 애매한 경우를 만나게 되면 결정하기가
힘들지요 이렇게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생기는 이유는 우선 다음과 같은
상황들 때문입니다.
1. 엄마/아빠가 안경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
- 누구나 다 안경에 대해 부정적일 수 있지만 특히, 민감하게 안경을 싫어하는
엄마/아빠를 만나게 되면 정말 안경이 필요한 순간조차도 안경을 안하시는 경우를
보게됩니다. 그것이 특히 약시나 부등시 같은 경우라면 안과의사로서 매우 안타깝지만
그런 경우라도 설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사의 의무라고 생각이 듭니다.
2. 안경처방을 하게 되는 나이가 많은 경우
- 보통 시력발달이 만 7-8세면 거의 완성된다고 생각되는데... 그 이후에 좀더
나이가 들어서 오게되면 약시나 사시가 의심되는 상황이 아닌 이상 맨눈시력이
어느정도 나오고 있고 본인이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안경을 잘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중고등학생의 경우 맨눈시력이 0.5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잘 보인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요 사실 맨눈시력 0.5이하라면 공부하는데
지장이 생깁니다. 칠판이나 모니터가 잘 안보이지요
3. 굴절값과 맨눈시력이 차이가 나는 경우
- 아마도 안과의사가 혼자만(?) 고민하는 경우가 이런 상황입니다.
맨눈시력이 좋게 나오는데 자동굴절값이나 검영법 그리고 조절마비굴절검사상
모두 근시가 제법 나오는 경우입니다. 어느 정도 시력이 나오므로 당연히
안경을 쓰지 않으려고 하고 그냥 지내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굴절값에서 근시가 나오는게 확인이 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안경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굴절값이 검사마다 다르게 나와 일정하지 않은 경우
- 이것은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열심히 검사하다보면 종종 만납니다.
자동굴절값, 검영법, 조절마비굴절검사값이 모두 다르게 나오는 경우로
어느 굴절값이 정말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시력이 잘 나오면 그냥 무시하고 기다려보겠지만 시력이 애매하게
나오는 경우 안과의사는 안경처방을 망설이게 됩니다.
5. 미세한 굴절이상에서 시력저하가 있는 경우
- 굴절이상의 정도의 심하지 않아 안경돗수로는 불과 0.5-1.0D이내로
근시나 원시, 난시가 필요한 상황인데 의외로 맨눈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의사는
혹시나 모를 망막이나 시신경 질환을 의심해서 검사를 다 하게 되지요
그런데 검사를 다 해도 시력저하의 원인을 찾을 수 없을 경우 거의 정시에
가까운 눈에 안경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이때는 혹시 거짓말 혹은 꾀병이 아닌지 반드시 검사해보아야 합니다.
음... 너무 말로만 늘어놓은 것 같아서 여기서 이만 줄여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실례를 들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은
것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안경처방을 할것인지 말것인지 고민하는 상황에 계시는 엄마/아빠들에게
좀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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