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 그러니까 <근시가 갑자기 생겼다>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특히, 작년까지도 시력검사에서 1.0이 나왔는데 올해 갑자기 눈이 나빠졌다고 오시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있겠지만 대체로 다음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1. 원래 근시가 있었던 경우
- 안과에서 굴절값을 측정하는 시력검사가 아닌 그냥 학교시력검사나 단체시력검사의 경우
5m 혹은 3m 시력판을 이용한 단순한 시력 측정입니다. 따라서 이 시력측정값이 1.0이 나왔다고
해서 그 아이가 굴절값에 이상이 없다라고 말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또, 많은 아이들을 짧은
시간내에 측정하다보니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맨눈시력을 측정하기 어렵지요 안과 의사들이
단체검진 시력을 잘 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1.0이라는 시력은 분명 좋은 것이지만 약간의 원시, 근시, 난시가 있어도 시력이 잘 나올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근시, 난시가 있었다면 충분히 시력이 좋게
나올 수 있지요 그러나,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근시가 늘어나게 되면 드디어 잘
안보인다고 말을 하게 되고 그때 학교시력검사를 하면 시력이 낮게 나오게 됩니다. 경험상
작년에 잘 보였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경우 초진시 굴절값은 대체로 1.5-2.0D 정도의 근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한 6개월이나 1년쯤 전에는 근시도수가 이것보다 낮아 그냥
그럭저럭 보았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2. 최근들어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해서 일시적으로 근시처럼 보이는 경우
- 한때 가성근시라는 말이 꽤 유행을 했었습니다. 실제로는 심한 근시가 아닌데
단기간에 근거리 작업을 과도하게 하면서 마치 근시처럼 보이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요
요새는 가성근시라는 말을 예전만큼 잘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선생님들의 경우는
가성근시라는 것이 없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제 경험상 짧은 기간동안 과다한 컴퓨터 작업이나 독서, 공부 등이 분명 좀더 근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간혹 자동굴절값으로 제법 근시로 나왔던 아이들이
조절마비굴절검사를 시행하고 나면 거의 근시가 없거나 약간 남는 정도로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절마비굴절검사를 하고 나서 시력이 그냥 잘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일어나고 있던 조절을 풀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3. 정서적인 문제가 있었던 경우
- 이것도 시력검사를 많이 하다보면 의외로 많이 만나게 됩니다. 자동굴절값으로 약간
근시가 있는데 검영법이나 조절마비굴절검사상 거의 정시로 나오게 되면 일단 시력이
잘 나올것이라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0.2-0.3정도로 낮게 읽게 되면
혹시나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요 여기에서 예를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 다양한 이유... 그러니까 전학, 친구가 안경쓴 경우, 이사, 학교친구와의
문제 등등등.... 시력이 좋은데도 시력판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4. 실제로 근시가 진행한 경우
- 이런 경우는 임상적으로 매우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없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성장발육이 매우 빠르고 엄마/아빠가 높은 근시가 있었던 경우라면 정말 짧은
시간 동안에도 근시가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라면 조절마비굴절검사가
근시 발생 전후에 시행되어져 있어야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게 됩니다. 제가 경험했던
아이의 경우 만4세때 조절마비굴절검사를 해서 거의 정시라는 것을 확인했었는데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근시가 3D이상 진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딸이 실제로 그랬답니다. ㅠㅠ)
너무 길어지게 되었네요 요약해 본다면 <근시는 어느날 갑자기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모르고 있었거나 아이가 근시가 있더라도 일정부분 극복하고 있다가
드디어 안보인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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