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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게 질문받는 안과상식

급성 녹내장이 뭐지요?(1)

by 방맨 2010. 3. 15.

얼마전에 방문하신 분에 대한 답글이기도 하고 간혹 급격하게 안압이 오르시는 분들이 방문하셔서 설명하게 됩니다. 우선 방문하신 분에 대한 내용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30대 중반 여자분이 3일전부터 시작된 약간의 두통과 2일전부터 시작된 우안 흐려보임으로 주소로 오셨습니다. 특별히 충혈도 없고 눈꼽도 끼지 않았는데 눈이 약간 무거운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우연히 우리안과에 친구따라 오셨다가 진료를 보게 되었습니다. 전안부 검사상 결막은 깨끗했고 각막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며 전방에도 딱히 염증세포가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동안압계로 측정한 검사에서 안압이 우안) 45mmHg 좌안) 15mmHg가 나왔습니다. 정상안압이 20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우안 안압은 매우 높았습니다. 일단 환자분께 설명드리고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적절한 먹는약과 점안약 그리고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사용했습니다. 환자분은 그 다음 날 오셨는데 바로 안압이 20mmHg로 떨어지고 두통과 약간 흐려보이는 것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경우가 가끔 있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드문 경우도 아니지요 진단명은 <녹내장섬모체염발증> 이라는 것인데.... 우리 말이 참 어렵지요 영어로는 간단하게 약자로 GCC(Glaucomatocyclitic crisis) 혹은 Posner-Schlossman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갑작스런 안압 상승의 원인을 우리는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녹내장 이라고 시작하기 때문에 흔히 녹내장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이것이 녹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간혹 안과 선생님들께서 이 병을 설명할 때 그냥 환자분들 이해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급성 녹내장 입니다> 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오해를 낳기도 하지요 이게 반복적으로 자주 오시는 분도 있는데 그런 경우라면 반복되는 갑작스런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의 손상이 올수 있으므로 녹내장에 준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우리 안과를 방문하셨던 환자분도 전형적인 GCC 양상을 보이셨는데 스테로이든 점안약과 안압약을 쓰고 나자 바로 다음날 정상안압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전방내 염증세포가 거의 없거나 미미한 것이 이 병의 특징이며 약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는 것 또한 녹내장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병이 왜 생기는가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답니다. 다만 치료만큼은 확실하게 잘 되므로 안압이 급격하게 올라갔다고 해도 제때 방문을 해 주면 대체로 큰 문제없이 경과 관찰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성 녹내장이라는 표현은 이런 경우에 적절치 않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급격하게 안압이 상승한 상태라는 의미로 그런 진단명을 쓰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급성녹내장이라는 것과 녹내장섬모체염발증은 분명히 다른 질환입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