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마지막으로 아트로핀 치료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아트로핀 치료가
가림치료만큼 활성화되지 못하는 몇가지 이유들을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비록 아트로핀 약시치료가 아직은 많이 대중화되어 있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아트로핀을 가림치료대신
먼저 생각해보는때가 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1. 아트로핀 치료는 편리하다?
- 아트로핀 치료는 패치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눈을 가리거나
뗄 필요가 없으므로 확실히 편리합니다. 피부 알러지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학문적으로 본다면 매일 약을 넣을 필요도 없이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충분하니 정말 편리하지요
그런데, 가림치료는 약물이 아닌반면 아트로핀은 약물이므로
약물작용에 따른 불편함은 피할수가 없습니다. 즉, 장기산동제인
아트로핀을 점안하면 정상안 동공이 크게 확장되므로 특히,
낮동안에 야외활동을 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외사시가 있는 경우
이것만으로도 눈부심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만약 그런
경우에 약시치료가 필요하다면 아트로핀은 이러한 눈부심을
더욱 악화시킬 여지가 있지요 실제로 아트로핀을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게 되면(설사 실수로 점안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환자들의
주증상은 눈부심과 이에 따른 눈물흘림 그리고 두통같은
증상입니다. 따라서 아트로핀 치료시 이러한 눈부심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해 집니다. 이것만 잘 설명해주어도 환자의
약에 대한 순응도를 높일수가 있지요
결국 패치를 해서 외견상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본인에게 더
괴로운 것인지 아니면 애기동자가 커져 밝은 곳에서 눈부심이
있는게 더 괴로운 것인지에 따라 어느 치료가 더 편하다고
느껴지는지 결정되는 것이지요
2. 우리나라는 근시성 부등시도 많아요
- 조금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는데 ... 원시성 부등시인 경우
아트로핀 치료를 해주면 가까운 곳과 먼곳 모두 초점이 잘 맺지
않아서 잘 보이지 않게 되고 따라서 정상안보다 약시안을 더
사용하게 됩니다. 반면, 근시성 부등시의 경우 아트로핀으로
치료를 해도 가까운 곳은 근시 효과에 의해 그럭저럭 좀 볼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먼곳을 볼때는 정상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을 볼때는 정상안을... 그러니까 아트로핀을
사용한 눈을 사용하게 될 여지가 있게 됩니다.
북미쪽에는 근시성 부등시보다 원시성 부등시 환자가 더
많은 관계로 아트로핀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원시성 부등시도 많지만 근시성 부등시도
상당히 많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아이들이 더 어린 나이부터
더 열심히 공부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 생각해봅니다.
제가 외래를 보다보면 확실히 부등시성 약시가 많기는 한데
원시성 부등시성 약시도 많지만 근시성 부등시성 약시도
꽤 있습니다. 근시성 부등시성 약시인 경우에는 가림치료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맞을 것 같고 ...... 나중에 연구가 더
진행되어 근시성 및 원시성 부등시성 약시에 모두 아트로핀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 판정된다면 이러한 조건에 관계없이
아트로핀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됩니다.
3. 치료에 대한 부모님들의 태도와 적극성의 차이
- 이건.. 과학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의사들이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나라나 다 그렇겠지만 특히,
우리나라 부모님들의 경우 자식에 관한 문제라면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아주 특별한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일단 약시
때문에 가림치료 설명을 하고 시작을 하게 되면 상당히 관심도
높고 아이와 함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치료 양상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캐나다 같이 국토가 매우
넓은 나라의 경우 외래진료를 한번 보기가 쉽지 않으므로
추적관찰 기간이 대체로 깁니다. 예를 들어 3개월 혹은 6개월은
기본이고 그 이상 자주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높은
진료비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안과의사들도 자주
관찰할 필요가 없는 방법... 다시 말해 매일매일 신경을 좀 덜
써도 되는 방법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아트로핀 치료는 매우 효과적이지요. 안약 한병 받아가서
매일 한번씩만 사용하거나 때로는 일주일에 한번씩만 사용하면
나머지 문제는 더이상 없으니까요 반면 가림치료를 하게 되면
그걸 매일 붙여주고 떼야 하고 혹시라도 피부 알러지 있으면
다시 안과선생님 봐야 하고 가리면서 발생하는 기타 문제들에
대해 물어봐야 하고... 한마디로 손이 많이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매우 열성적이어서
손이 좀 가고 귀찮더라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정말 열심히
잘해 주십니다. 그리고 대체로 안과의 접근도도 외국에 비해
월등히 좋으므로 실제로 3-6개월 후에 오시라고 해도 대부분
호호호 그전에 와서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아이상태도 보고
싶어하고 검사도 자주 받고 싶어하시지요
이러한 차이가 치료에 차이를 유발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는것
같습니다.
너무 긴 내용이고 반복되는 내용이라 다소 지루할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아트로핀약물치료도 가림치료만큼 약시치료에
효과적이므로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으며 선택적으로
중등도의 원시성부등시성 약시 환자부터 치료를 시도해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피부 알러지 때문에 패치를 하기가
어려운 아이들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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